[앵커]
서울대병원의 무기한 휴진에 다른 의사단체 조차 “벼랑 끝에 놓인 환자들의 등을 떠미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나섰는데요.

서울대병원에서만 치료가 가능한 중증, 희귀질환 환자들은 울분을 토했습니다.

홍란 기자입니다.

[기자]
석달에 한 번 씩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루게릭병 환자는 거의 뜬 눈으로 밤을 보냈습니다.

[루게릭병 환자 / 충남 계룡시]
"어제 저녁 늦게까지 열차표를 가지고 계속 확인을 했어요. 불안한 거죠. 자꾸 힘이 빠지는 그런 병이기 때문에 (진료) 취소된다고 연락이 안 와서 왔습니다."

15년 동안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소아뇌전증 환자 보호자는 다른 병원으로 갈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소아뇌전증 환자 보호자]
"(다른 데는) 못 가죠. 약을 끊을 수 없는 거기 때문에…걱정했어요. (병원에서) 연락이 없어서 전화 많이 했어요."

상급종합병원인 서울대병원은 중증, 희귀질환 환자 비중이 높습니다.

휴진하거나 진료를 연기하면 딱히 대안이 없습니다.

[미숙아 보호자 ]
"소변검사는 오늘 했었어야 하긴 하는데 밀려서…부모 마음이 속이타니까."

환자 커뮤니티에는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는 신장암 4기 환자의 항암 치료가 다음 달로 미뤄졌다'는 사연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일부 의사들은 의사들의 집단 휴진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홍승봉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 위원장은 "의대 증원 문제가 환자 생명보다 중요하냐"면서 "1% 의사 수가 늘어난다고 한국 의료가 망하냐"고 꼬집었습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도 "집단 휴진은 벼랑 끝에 놓인 환자들의 등을 떠미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 ]
"전면적인 휴진에 선봉에 선 꼴이잖아요…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야 될 교수들이 스스로 그 자리를 없애버렸다."

채널A 뉴스 홍란입니다.

영상취재: 한일웅 권재우
영상편집: 김지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