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신축 아파트 단지 앞에 수상한 보행로가 하나 있습니다.

이 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자꾸만 넘어져서 다치기 일쑤입니다.

서로 남탓만 하는 구청과 아파트 시공사 탓이라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건지 공국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신축아파트 앞 보행로.

커피를 들고 걷던 남성이 발목이 꺾이며 크게 넘어집니다.

좀처럼 일어나지 못하고 발목을 부여잡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행인도 넘어져 고통을 호소합니다.

여성도 갑자기 균형을 잃고 휘청거립니다.

최근까지 이 보행로에서 수십 건 넘는 낙상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현장을 살펴봤습니다.

가운데 경계석을 기준으로 한쪽 보행로가 5cm 정도 더 낮습니다.

이러니 발이 꺾여 넘어지는 일이 반복되는 겁니다.

[인근 주민]
"다른 걸 하다가 걷다 보면 넘어질 수도 있어요. 불안하죠."

[인근 주민]
"애들이 이쪽에서 넘어져요. 우리 애들도, 바닥이 그런지 모르고 걸으니까."

도로 쪽 인도는 구청이, 맞은편 보행로는 아파트 시공사 측이 맡아 공사를 했고, 이 과정에서 단차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민원이 속출하는 데도, 구청은 시공사에 보수공사를 떠넘겼고 시공사는 하자가 아니라고 맞서면서 시간만 흘렀습니다.

[광주 서구청 관계자]
"사유지 내에서 저희가 뭐라고 드릴 말씀은 없고요. 저희가 봤을 때는 분명히 이게 하자인 것 같은데 시공사 측에서 아니라고 해서"

낙상 사고가 속출하고 주민들 원성이 커지자 시공사 측은 이번주에야 보수공사를 했습니다.

보수공사를 마친 보행로입니다.

현재는 양측간 단차가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구청과 시공사의 안일한 대응 탓에 애꿎은 보행자들만 피해를 입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이승은